집에서 맛있는 돼지고기 수육을 해먹고 싶었다.
야들야들하면서도,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는
그런 수육을 만들어서 먹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집에서 수육을 해봐도, 가게에서 파는 그 맛이 안나고, 약간의 잡내가 남더라 ㅜㅜ
그래서 돼지고기 냄새가 나는 이유를 내 경험을 포함해, 모조리 찾아보았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주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주제이므로, 이것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Follow up 할 예정
+ Update 완료!
[돼지고기 수육 시리즈]
그렇다면, 돼지고기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돼지고기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2가지 경우를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1. 신선하지 않은 돼지고기에서 잡내가 나는 경우와,
2. 신선한 돼지고기에서 잡내가 나는 경우다.
신선하지 않은 돼지고기에서 잡내가 나는 경우
①돼지고기 표면에 박테리아가 번식해 잡내가 날 수 있다.
신선하지 않은 돼지고기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유통과정이나 보관 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된 돼지고기에, 공기중에 떠다니는 박테리아가 고기 표면에 앉아 증식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는 도축 직후에는 진공상태로 포장된다. 하지만, 진공팩을 제거하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공기중에 노출된다고 보면 된다. 유통과정부터 소비자가 구입하기까지 적어도 하루의 시간은 걸린다. 즉, 적어도 하루 이상은 공기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기간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갓 구매한 돼지고기에서는 그렇게 큰 냄새가 안나지 않던가.
그러나, 구매한 고기를 곧바로 조리하지 않고, 상온에서 바깥에 보관하거나,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저런 이유로 2~3일 보관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상태는 박테리아가 본격적으로 증식하기 최적화된 상태다. 아무리 랩으로 밀봉했다고 하더라도, 도매 과정에서 진공포장 상태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냉장고 역시, 온도가 낮을 뿐이지, 진공상태가 아니다. 여기에, 고기 손질을 한다고 돼지고기를 손으로 만졌다든가 하면, 손에 있던 박테리아까지 고기 표면으로옮겨가 증식하게 된다. "냉장보관했는데도, 왜 이렇게 냄새가 나지?" 했던 경험. 그 이유는 박테리아 증식에 있다.
물론, 이 방법을 잘 이용하면, 드라이에이징, 기법으로 치즈향이 나는 고기로 만드는 등, 식재료의 풍미를 독특하게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어디까지나, 돼지고기 수육의 잡내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는중이니,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풍미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여기서는 논외.
② 냉동실에 오래 보관하면 잡내가 날 수 있다.
돼지고기를 냉동실에 보관하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얼음결정이 형성되어 근육의 유액에서 액상의 수분이 없어지면,소금과 미량의 금속농도가 증가하여, 불포화지방의 산화가 촉진되며, 그로인해 산패한 맛이 축적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과정은 꾸준히 지속되며, 6개월부터는 뚜렷한 변화가 일어난다.
즉, 한마디로, 돼지고기를 냉동실에 오래 보관하면, 지방이 산패하여, 잡내가 날 수 있다는 말.
여기에, 냉동실에 들어 있는, 생선, 채소, 과일 등 수많은 식재료들의 냄새가 뒤섞여 흡착될 가능성도 있다. 냉동실에서는
냄새마저 얼어버릴 것 같지만, 사실, 영하 20도의 냉동실에서도 냄새는 퍼진다. 못믿겠으면, 지금 냉동실을 열어서 아무 재료를 꺼내 표면의 냄새를 한번 맡아보시라. 가장 간단한 방법은, 얼음 냄새 맡아보는거. 아이스아메리카노 해먹으려고, 팥빙수 해먹으려고 얼음을 꺼냈는데, 뜬금없이 이상한 잡내가 나서 불쾌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냉동실은 냄새를 차단하는 곳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다.
신선한 돼지고기에서 잡내가 나는 경우
돼지고기가 신선한데도 잡내가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지는 않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돼지고기에서 나는 냄새는, 살코기와 지방에서 나는 냄새다.
정확히는, 돼지고기 살코기와 지방을 구성하는 분자들에서 나는 냄새다.
그렇다면, 돼지고기 살코기와 지방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돼지고기 살코기와 지방을 구성하는 분자들에서 나는 냄새는 어디서 기인하는가?
신선한 돼지고기임에도 잡내가 나는 이유는 바로 이 2가지 물음에서 접근해야 한다.
③ 돼지가 먹은 사료의 종류에 따라 냄새가 달라질 수 있다.
돼지가 먹은 사료는 소화과정을 거쳐 분자 형태로 분해된다.
이 때, 돼지가 어떤 사료를 먹었느냐에 따라 분해되는 분자의 종류가 달라진다.
그리고 각각의 분자는, 발산하는 고유한 냄새가 다르다.
그리고 이 분자들은 흡수과정을 거쳐 돼지의 살코기와 지방에 축적된다.
즉, 돼지가 어떤 사료를 먹었느냐에 따라 돼지의 살코기와 지방에 축적되는 '분자'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냄새도 달라진다는 말이다.
실제로 자료를 찾아보니 돼지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축산 농가, 축산 연구소 등에서도 여러 노력을 하고 있었다.
돼지를 사육하는 과정에서부터 잡내를 원천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쑥, 계피, 녹차, 홍삼 등등 다양한 재료를 사료에 배합하여 먹이는 노력은 실제로 이뤄졌고, 또 진행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마트에서 'ㅇㅇ을 먹인돼지', 'ㅇㅇ 포크'와 같이 홍보하는 제품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제품들이 잡내 제거 노력의 결실이었던 것이다.
④ 돼지고기가 '거세되지 않은 수퇘지'라면 잡내가 날 수 있다.
사실, 요즘은 드문 경우다.
거세되지 않은 수퇘지에서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요즘 출하되는 수퇘지는 대부분 거세된 수퇘지이기 때문.
그래도,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혹시나 돼지고기에서 혹시 방귀 냄새처럼 역한 냄새가 난다면, 수퇘지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거세하지 않은 수퇘지에서만 나는 특유의 냄새를, '웅취' 라고 한다. 냄새의 원인은 2가지.
스카톨(Skatole)과 안드로겐(Androgen) 이라는 화합물 때문.
스카톨(Skatole)은, 돼지의 소화기관을 거쳐 돼지의 대장에서 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화합물이다. 생성된 스카톨은 돼지의 살코기와 지방에 축적된다. 특히 지방 중에서도 등 쪽의 지방에 많이 축적된다. 고섬유질 사료가 미생물에 의해 돼지의 대장에서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화합물이다.
안드로겐(Androgen)은 수퇘지 정소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이다.
참고로, 스카톨(Skatole)은 사람의 '방귀'의 성분이기도 하다.
이 두 물질은, 수퇘지의 지방에 축적되어 있다.
한 마디로, 수퇘지 지방에, 방귀냄새가 녹아있다는 말 ㅜㅜ
그런데, 이 수퇘지를 가열하게 되면, 2가지 물질이 휘발되는데, 이 때, 불쾌한 냄새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출하되는 돼지는, 암퇘지와 거세된 수돼지가 대부분.
그래서, 최근에 나오는 돼지고기들은, 오래되지 않은 이상, 신선한 상태에서는 굽거나 익히지 않은 레어한 상태에서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
⑤ 돼지고기 핏물에서 잡내가 날 수 있다.
돼지고기 피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신선도와 상관없이, 피에는 냄새가 있다.
확실한 사례로, 돼지피순대를 떠올려보면 된다. 예전에 피순대 제대로 하는 곳이라고 해서 갔는데, 한입 먹었다가, 냄새가 너무 역해서 끝끝내 다 먹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이 냄새도 취향의 차이일 수 있지만, 또 누구에게는 악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도 있다. 도축 과정 중에 방혈 단계에서 피를 모두 제거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고기를 물에 담궈보면, 꽤 많은 양의 핏물이 스며서 빠져나오는걸 확인할 수 있다. 소량이라도, 그 소량의 냄새가 모여서, 알 수 없는 잡내가 된다.
소량이라도, 돼지고기 피 냄새는 분명 잡내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 한 끗을 잡으려고 이 노력을 하는게 아닌가.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찾아본,
돼지고기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
그렇다면,
돼지고기 잡내를 잡는 방법은 무엇일까?
돼지고기 잡내 잡는 방법은 다음 글에서 계속!
[레시피상식] 돼지고기 잡내 잡는 방법 - 6가지 총정리
[돼지고기 수육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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