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찌개를 만들었다.
육수는, 마침 밥을 지으려던 참이라 쌀뜨물이 있어 쌀뜨물을 사용해봤다.
쌀뜨물 | 600ml 정도되려나? |
멸치(중간크기) | 7개 |
양념은, 당연히 고추장이 메인이지만, 고추장만 넣으면 간이 많이 약하다.
그래서 간을 맞추기 위해, 새우젓이랑 된장 소량 추가.
새우젓이랑 된장은 감칠맛까지 있으므로, 일석이조.
그리고, 약간의 고소한 맛을 더해주고 싶어서, 깨소금 미량 추가.
고추장 | 어른숟가락 1스푼 크게 |
된장 | 어른숟가락 1/4 스푼 정도? |
새우젓 | 어른숟가락 1/2 스푼 정도? |
다진마늘 | 어른숟가락 1/8 스푼 정도? |
참깨 | 2번 톡톡 |
고춧가루 | 어른숟가락 1/4 스푼 정도? |
부재료로는, 호박, 감자, 양파가 메인이고, 칼칼한 매운맛을 더해주고 싶어서 청양고추 1개 추가.
만약 버섯이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듯 하다. 팽이버섯이 잘 어울릴 듯?
호박 | 애호박 반개 |
감자 | 중간 크기 1개 |
양파 | 작은 크기 반개 |
청양고추 | 1개 총총썰어서 |
대파 | 반뿌리 어슷썰어서 |
사실, 이 재료 조합이면,
맛이 없을 수 없다.
이미 고추장찌개로는 과할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냥 육수에 양념이랑 부재료넣고 끓이기만 하면 끝.
역시 끓여보니, 맛이 난다.
갓 지은 밥에 슥슥 비벼먹으니 완전 꿀맛.
그런데,
다 먹고 나니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오징어찌개 같이, 국물이 좀 가볍다고 해야할까?
국물이 조금만 더 묵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 수 있을까?
자꾸 이 물음이 머릿속을 맴돈다.
1. 어떻게 해야 고추장찌개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일단, 정확한 원리를 모르니,
추론해볼 수 밖에 없다.
묵직했던 국물은
오래끓인 돼지고기 김치찌개, 들깻가루 넣은 순댓국, 그리고 감자가 푹 익은 감자탕 정도가 떠오른다.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묵직해졌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끓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에 비례해 돼지고기 비계에 있던 지방이 국물에 녹아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순댓국에 들깻가루를 넣으니 묵직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국물에 들깻가루가 국물에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감자가 들어간 감자탕이 묵직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감자가 으깨지면서 국물에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실에서 추론해볼 때,
아마도,
'지방'과 '곡물가루', 아니면 '푹 익은 채소'라면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내 중간 결론.
(그럼 지방과 곡물가루는 왜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까? 지방과 곡물가루 각각 이유가 다를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나중에 정확히 공부해서 추가로 업데이트 해야겠다.)
2. 지방 VS. 곡물가루 VS. 푹 익은 채소
지방으로 국물을 묵직하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간단하게는, 식용유를 추가하면 될 것이다. 참기름을 추가하거나, 콩기름, 카놀라유, 포도씨유 등을 첨가하는 방법이다.
참깨를 좀 더 추가하는 방법도 떠오른다. 대신, 참깨를 곱게 갈아서 추가하면 좀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육류의 기름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비계가 붙은 돼지고기를 넣거나 소고기를 넣어 끓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지방은 근본적으로 음식을 '헤비'하게 만든다.
소고기 기름은 그래도 낫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이 혹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소고기의 지방은 돼지고기의 지방보다 더욱 헤비하다.
난 국물을 '묵직하면서도 담백하게' 만들고 싶을 뿐이지, '묵직하면서도 헤비하게' 만들고 싶은게 아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류의 기름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어류를 사용해서 찌개를 만들면 국물에 어류 냄새가 녹아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류 기름에는 특유의 향이 있다. 영양제로 '오메가3'나 '크릴오일'을 복용해 본 분이라면 아마 아실듯 ^^ 굳이 영양제를 예로 들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아마도, '고추장찌개'가 아니라 '생선매운탕'이 되지 않을까 ^^
그러므로, 이래나 저래나 지방은 제외.
결국, 남은 선택지는 곡물가루와 푹 익은 채소!
(그래도, 굳이 지방을 사용해야한다면, 생오리고기의 비계를 넣어보는건 어떨까? 오리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소량만 넣는다면 돼지고기나 소고기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 다만, 생오리 비계 부위에도 특유의 향이 있는지 모르겠다. 향만 아니라면 괜찮은 옵션이 될 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3. 곡물가루 VS. 푹 익은 채소
곡물가루를 국물에 추가한다면, 묵직하게 만들면서도 담백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푹 익은 채소 역시 국물에 현재 양보다 더 많이 추가하고, 국물을 더 오래 끓인다면, 지금보다 더 묵직하게 만들면서도 담백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각각의 방법은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장점 | 단점 | |
곡물가루 |
채소에 비해 소량만 사용해도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조리시간이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 |
양 조절에 실패하면, 자칫 텁텁해질 수 있을 것 같다. |
푹 익은 채소 | 텁텁하지 않을 것 같다. |
곡물가루에 비해 많은 양을 사용해야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채소가 푹 익을때까지 조리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 육수 양 조절, 다른 채소 식감 조절 문제가 따라서 생길듯하다. |
즉, 곡물가루와 푹 익을 채소의 차이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성비'다.
맛만 놓고보자면, 푹 익은 채소를 선택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재료의 양, 육수의 양, 가스사용량, 조리시간 등을 고려할 때,
가정에서 푹 익은 채소를 선택하는 것은, 가성비가 떨어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맛과 가성비까지 모두 고려할 때,
'곡물가루'가 최선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어떤 곡물가루를 선택할 것인가?
곡물가루는 다양하다. 들깻가루, 감자전분, 콩가루, 쌀가루, 밀가루 등등 대안이 다양하다.
하지만 우선, 들깻가루는 제외해야할 것 같다.
특유의 향 때문이다.
들깨는 국물의 향을 지배한다.
들깨탕에 들어가는 들깨는 들깨 자체의 풍미를 즐기기 위한 재료이고,
순댓국, 감자탕 같은 음식의 경우에는 들깨 풍미 + 돼지고기 잡내 제거를 위해 사용된다.
고추장찌개에 들깻가루를 추가하게 된다면, 고추장찌개만의 풍미를 오히려 사라지게 만들게 된다.
그리고, 들깻가루에는 지방도 많이 들어가있다. 들기름의 원료가 들깨이지 않은가.
감자전분도 제외해야할 것 같다.
난 '묵직한' 국물이 먹고 싶을 뿐이지, '걸죽한' 국물이 필요한게 아니다.
아마도,
묵직한 식감을 만드는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재료는
'쌀가루'나 '밀가루'일 것 같다.
쌀가루나 밀가루는 향이 없기 때문에, 맛과 향의 변화 없이 묵직한 식감만 높여줄 수 있는 최적의 재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콩가루'도 왠지 매력적일 것 같다.
콩가루는 향이 있기는 하지만, 소량만 추가한다면, 향은 묻히고 묵직한 식감에 고소한 맛까지 배가시켜줄 수 있을 것 같다.
결론
아직 만들어보지는 않았지만,
얼른 재료를 사서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다만, 생각나는 이 레시피의 단점.
자칫 곡물가루 양조절에 실패하면 텁텁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곡물가루가 들어가는 레시피이기 때문에, 상온에서 장시간 보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특히 여름철에는 조심해야할 듯.
그래도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괜찮다고는 하지만, 음식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곡물가루를 적절하게 넣고, 소량만 끓여내야 할 듯.
4인 가족 기준 1끼 분량, 2인 가족 기준 2끼 분량 정도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에 갑자기 생각나는 아이디어
여기에,
물엿을 아주 약간만 추가해보는건 어떨까?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호박과 양파으로만 단맛을 내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사실, 이 고추장찌개에 단맛이 약간 부족해서 진짜진짜 약간만 더 달았으면 했는데,
물엿을 추가해
아주 약간의 점성과, 약간의 단맛이 더해진다면
고추장찌개의 맛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어른숟가락 1/4 스푼 정도만 추가하면 될 것 같은데...
나중에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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