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라샹궈를 좀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 먹어보고, 적는 글.
마라샹궈, 대단한 것 같지만, 사실 요리 자체는 간단하다.
1. 재료를 준비한다.
2. 재료를 팬에 넣고 볶는다.
이게 끝이다.
야채나, 고기 같은건 뭐 기억나는대로 준비하면 된다.
기억나는대로 적자면, 청경채, 쑥갓, 포두부, 건두부, 중국당면, 목이버섯, 삼겹살 정도?
그냥 집에 있는 재료 다 넣어도 된다.
어짜피 마라샹궈의 핵심은, 소스와 향신료다.
소스와 향신료만 준비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마라샹궈를 만들 수 있다.
마라샹궈에 들어가는 소스는 '두반장'과 '굴소스'다.
다행히도, 두반장과 굴소스는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향신료'다.
마라샹궈에 들어가는 향신료는 '마늘', '건고추', '화자오'(중국 산초)랑 '팔각'이다.
그런데, 집에 예전에 사놓은 '베트남 건고추'는 있는데, '화자오'랑 '팔각'이 없다.
화자오랑 팔각 없이도 마라샹궈를 만들 수 있을까?
머리를 굴려본다.
일단, 우리 집에 있는 향신료를 추려보니,
집에 있는 향신료 | 마라샹궈에 들어가는 향신료 |
다진 마늘 | 마늘 |
건고추 | 건고추 |
통후추 | 화자오 |
팔각 |
오호...
그럼 결국,
통후추가 '화자오'랑 '팔각'을 대체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결국 향신료는 '맛'과 '향'이다.
통후추와 화자오, 팔각을 비교해보자면,
맛은 이 세 향신료 모두 '매운맛'을 내기 때문에 동일하고,
결국 차이는 '향'에 있다.
통후추와 화자오, 팔각 모두 고유한 향이 있다.
내가 아는 한, 통후추 향으로 화자오와 팔각향을 똑같이 구현할 수는 없다.
그건 화학실험실에서나 해볼법한 연금술 실험이지, 일반 주방에서 시도할 것은 아니다.
이 물음은, 결국 마지막 기로에 놓인다.
"통후추만 넣으면 마라샹궈의 맛이 어떨까?"
지금부터는 상상의 영역이다.
통후추의 풍미가 극대화된 기존의 요리를 떠올려본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요리가 하나 있다.
'블랙페퍼 스테이크'
통후추와 마라샹궈 조리법이 더해진다면, 블랙페퍼 스테이크의 그 풍미가 마라샹궈에도 재현되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도달한 결론.
마라샹궈의 독특한 향을 고집한다면 결코 빼서는 안될 재료가 화자오랑 팔각이기는 하지만,
통후추만으로 만든 마라샹궈도, 나름의 풍미가 있지 않을까?
Done.
조리방법(간단)
그냥 처음부터 팬에 고기, 야채, 양념, 향신료 다 때려넣고 볶아도 맛은 충분히 난다.
조리방법(상세)
1. 팬에 삼겹살이랑 건고추, 통후추를 넣고 볶는다. (굳이 기름을 두르지 않았다. 어짜피 삼겹살에서 나온 기름이 넘쳐날텐데 거기에 식용유를 더할 필요가 없었다.)
2. 고기가 어느정도 익고 난 뒤, 중국 당면이랑, 불려놓은 건두부랑 포두부, 그리고 다진 마늘, 두반장, 굴소스를 넣고 좀 더 볶아준다.
3. 고기가 거의 다 익었을 때, 불을 최대로 올려준 다음, 마지막으로 야채 넣어서 휘리릭 볶아내면 끝!
맛 후기.
'어? 이거 마라샹궈인데?'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 맛이었다.
그래도, 화자오는 나중에라도 구입해서 넣으면 좋을 것 같다.
마라샹궈 그 특유의 얼얼함이 '화자오'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미각을 넘어 '통각'까지 자극해야 마라샹궈의 완성.
그래서 싱크로율 85%.
하지만 그냥 편하게 먹으려면,
시중에서 파는 소스 사서 재료 넣고 볶아내기만 하면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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