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 소스 만들면서 쓰게 된 식초.
중국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식초인 것 같다.
( ※ 내가 직접 만들어보고 쓴 글 : 중국집 탕수육 소스 레시피 - 싱크로율 90% 이상)
그런데 이 환만식초,
온라인에서는 2000원도 안하는 가격이었는데,
오프라인에서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무엇보다도 구하기 너무 어려웠다.
혹시나싶어,
근처 대형 마트에
있지 않을까 싶어
돌아다녀 봤는데,
이마트에도,
하나로마트에도 없었다.
오기가 생겨
근처 대형 마트부터
시장에 있는 마트까지
다 돌아다녀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거의 반 포기하고
나중에 온라인에서 구매해야지
라고 생각하던 찰나,
근처 도매상용 식자재 마트가 떠올라,
마지막으로 한 번
그냥 방문해보자 했는데,
'똬앟!'하고 있었던 환만식초!
얼마나 반갑던지 ㅎㅎㅎ
냉큼 집어왔다.
그리고 다음날
탕수육 소스 만들어보고,
대만족!
원래는
사과식초를 쓰고 있었는데,
사과식초 특유의 과일향이 나지 않으니,
오히려 식초 그 자체의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 좋았다.
Back To The Basic 기분이랄까?
이렇게 환만 식초를 맛보고 나니,
식초의 세계가 궁금해져
정보를 좀 찾아봤다.
식초는,
기본적으로 당류를 베이스로 한다.
당류에 미생물이 더해져
발효되면,
식초가 되는 것이다.
즉, 발효의 전제 조건인
당류가 들어간 재료를 사용하면
식초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류가 들어간 재료가
뭐가 있을까?
대표적으로,
'곡물'과 '과일'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접하는 식초 역시,
'곡물식초'와 '과일식초'다.
곡물식초로는,
'쌀식초', '현미식초', '맥아(보리)식초' 등이 있다.
과일식초로는,
'사과식초', '감식초', '발사믹식초(포도 발효)' 등이 있다.
환만식초는,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다 시피,
'맥아액기스'가 주원료인 식초다.
즉, 환만식초는,
보리로 만든 식초다.
그런데, '환만'이라는 이름은,
'사과식초', '감식초'처럼
어떤 특정 식초를 통칭하는 이름이 아니라,
제조사에서 붙인 고유명사인 것 같다.
왜 하필,
보리식초가 아니라
'환만식초'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이런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환만식초의 이름에 얽힌
재밌는 기업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원래 환만식초는
'환만식품공업주식회사(丸萬食品工業株式會社)'
에서 만들던 식초였다.
환만식초가
'맥아식초', '보리식초'가 아니라
환만식초라고 이름지어진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환만식품공업주식회사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브랜딩이었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환만식초를 만들던
환만식품공업주식회사는,
1973년 12월,
아이스크림과 마가린 제조회사였던 '삼강 산업'에 인수가 된다.
잠깐,
'삼강'이란 이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아닌가?
맞다.
다들 익숙하다시피,
삼강 산업은,
롯데 삼강의 그 '삼강' 맞다.
뭔가 환만식초와 롯데의
연결고리가 보이는 듯 하다 ㅎㅎ
다시 롯데와 삼강의 자료를 찾아보니,
'롯데 삼강'의 역사를 찾을 수 있었다.
1973년 환만식초를 인수한 삼강산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회사에 인수되게 된다.
1977년 12월
한 회사가 삼강산업을 인수하게 되는데,
이 때 삼강산업을 인수한 회사가 바로,
'롯데제과'였다.
그리고, 1978년
롯데제과는 그 유명한 '롯데삼강'으로 사명을 바꾸고,
이어오다가,
2013년 4월
롯데삼강은 '롯데푸드'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지금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것이,
2019년 현재,
롯데푸드에서 환만식초가 나오는 이유다.
롯데푸드에서 '환만식초'가 나오는 이유를 찾다가,
롯데삼강 이름에 얽힌 이야기까지 알게 되니 ㅋㅋ
뭔가 머리까지 배불러진 기분!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진짜 좋다 ㅋㅋ
이렇게 계속해서
주인이 바뀌었음에도,
환만식초는
그 이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드는 궁금증.
'왜 환만식초라는 이름을
롯데식초로 바꾸지 않았을까?'
어감에 따른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제품의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기업 인수 계약 조건에 있었던걸까?
분명히 내부에서
이런저런 논의가 있었을 것 같은데,
뭐 알 길이 없으니 ㅜㅜ
그 당시 관계자 분이,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 ^^
언젠가 꼭
그 비화를 들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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