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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털두부란?(모두부, 毛豆腐) - 두부 표면에 털이 자라는 이유

by 모두의 주식 2020. 1. 19.

 

유튜브를 보다가, 신기한 두부를 보게 되었다.

털이 보숭보숭 나있는 두부, 

어떻게 두부에 이런 털이 생겨나지? 하는 궁금증에, 털두부(모두부)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털두부(모두부)에 털이 생겨나는 원리, 털두부(모두부)를 만드는 과정 등을 정리해보았다.

 

 

 

 

 

1. 털두부란 무엇인가?

털두부(모두부, 毛豆腐)는 완성된 두부를 발효과정을 거쳐 만드는 두부다.

중국의 안후이성(안휘성), 윈난성(운남성)에서 주로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영어 표현으로는 Hairy Tofu, Mao Tofu, Hair Beancurd 등으로도 불린다.

안휘 요리(Anhui Cuisine), 운남 요리(Yunnan Cuisine)로 분류된다.

 

털두부는 발효시킨만큼,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궁금한 부분은, '털'이다.

그 모습은 마치, 동충하초 같기도 하고, 우담바라 같기도 하다.

도대체 털두부에 생기는 털의 실체는 무엇일까?

 

 

 

 

 

 

 

2. 털두부에 있는 털은 무엇일까?

 

중국 관련 자료를 찾아본 결과 알아낸 것은,

털두부에 생기는 이 '털'은 하얀 곰팡이 실(mucor, 털곰팡이)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곰팡이라고 해서, 꺼려질 수 있지만, 이미 우리는 곰팡이를 활용해서 음식을 만들고 있기에,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리 꺼릴 일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치즈는 물론이고, 된장, 청국장, 막걸리, 낫토 등도 푸른곰팡이, 누룩곰팡이 등과 같은 곰팡이를 사용해서 만드는 음식이니까 말이다.

 

털두부에 생기는 곰팡이(Mucor)는, 생물분류학 계통으로는 접합균류로, 균계(Fungi)의 접합균문(Zygomycota)의 털곰팡이속(Mucor)에 해당하는 균의 일종으로 알려져있다.

참고로, 균계(Fungi)는 접합균문, 담자균문, 자낭균문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우리가 먹는 버섯은 균계(Fungi)의 담자균문(basidyomycota)에 해당하는 균이다.

 

털곰팡이속의 한 종류인 Mucor musedo

 

사진에서 실처럼 보이는 부분이 '균사'고, 실 끝에 까만 점처럼 보이는 부분이 '포자낭'이다.

털곰팡이는 수 일(few days) 내로 매우 빠른 속도로 자라고, 다 자라면 수 cm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곰팡이를 사용하는걸까?

곰팡이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3요소, 생산자-소비자-분해자에서 '소비자'와 '분해자'에 속한다.

무엇보다 주목한 부분은 '분해자' 부분이다.

즉, 곰팡이는 분해자로서, 유기물을 분자형태로 분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음식에 포함된 단백질과 같은 유기물을 아미노산과 같은 분자형태로 분해시키면, 이 과정에서 독특한 풍미가 생겨나게 된다.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아미노산 중의 하나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독특한 풍미가 생겨나는 이유가 이해된다.

그래서, 접합균류는 음식에 포함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주로 사용된다.

우리는 이 과정을 '발효'라고도 부른다.

즉, '발효를 통해 생기는 음식의 풍미'와 '접합균류의 생장'은 불가분의 관계 라는 말이다.

 

털곰팡이를 피어나게 만들어 단백질을 분해시켜 풍미를 돋우게 만드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치즈메주가 있다.

그래서 털곰팡이(mucor)는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치즈 표면에서 많이 발견되는 균이다.

또, 메주를 띄우는 과정에서도 메주 표면에서 많이 발견되는 균이다.

털두부의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음식의 표면에 털곰팡이를 피어나게 만들어서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발효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털두부와 메주를 만드는데 '볏짚'을 사용할까?

그 이유는, 볏짚속에 이 균주가 있기 때문이다. 이 균주가 두부의 표면에 옮겨가게 되면, 균이 생장하는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을 분해해서 아미노산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두부의 표면에 하얀 곰팡이실이 피어나는 것이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에서 볏짚을 사용하는 원리와 같은 원리다.

그래서 그런지, 털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우리의 메주를 띄우는 과정과 꼭 닮았다.

 

그럼, 털두부, 어떻게 만드는걸까?

 

 

 

 

 

 

 

3. 털두부 만드는 과정

 

모판에서 두부를 만드는 과정까지는, 일반적으로 두부를 만드는 과정과 같다.

하지만, 털두부를 만드는 작업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우선, 두부를 작게 썰어서 준비해야 한다. 

털두부를 만들려면 이 두부를 작게(손가락 한 마디 크기부터 1/4모 크기까지 정도?) 잘라놓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털두부를 본격적으로 만들 준비를 한다.

영상 17~25도가 유지되는 공간에 두부를 담을 두부모판을 올려놓고,

그 두부모판 위에 볏짚을 깐다. 

볏짚 위에 미리 만들어놓은 두부를  올린다.

두부를 모두 올리면, 뚜껑을 덮는다.

그리고, 며칠을 기다린다. (겨울 5~6일, 여름 3일)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두부에서는 마치 솜사탕처럼 실 같은 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 모습이 마치 '털' 같아서, 털두부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통 방법으로 메주를 만들어 본 분들이라면, 쉽게 따라해볼 수 있지 않을까...?

 

 

 

 

4. 그렇다면, 털두부의 곰팡이균,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대부분의 털곰팡이들은 37°C에서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체에 감염하여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털두부를 100°C 가 훨씬 넘는 고온의 기름에서 굽거나 튀겨내는 형태로 조리법이 발달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일부 털곰팡이는 37°C에서도 성장하며 예외적으로 인체에 감염하여 질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 예로서 Mucor circinelloides, M. indicus, M. ramosissimus, M. irregularis, M. amphibiorum 이 있다고 한다.

 

물론 오랜 시간 거치면서 털두부의 털곰팡이의 임상(?) 결과는 이미 나왔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털두부에 피어나는 곰팡이균이 털곰팡이속(Mucor) 중에서도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과학적으로 밝혀졌으면 좋겠다.

 

치즈와 메주의 경우, 곰팡이를 제거하고 요리를 하는 반면,

털두부의 경우에는, 곰팡이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요리하기 때문에,

더더욱 식용 가능 여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마음 놓고 털두부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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