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동래시장 칼국수를
먹으러 가려고 했으나,
급선회.
부산 3대 통닭의 아성에 버금가는 통닭이,
명륜동에 있다는 소식을 풍문으로 들은지 오래.
이제야 방문해보게 되었다.
주소는, 부산 명륜동이지만,
지하철 역 기준으로,
명륜역 보다는 온천장역에서 더 가깝다.
위치는 지도 참고
드디어,
제일통닭에 입성!
오픈형 주방이다.
주방겸 홀(?)에 테이블이 2개 있고,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테이블 뒷편으로 안쪽에 골방이 하나 있는 구조다.
포장(Take Out)이 기본인 것 같지만,
1팀 정도는 골방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한 것 같다.
(만약 골방에서 식사할 계획이라면,
미리 연락해보는걸 추천드린다.)
주방에 붙어 있는 테이블은, 매장 식사용이라기보다는,
조리에 필요한 재료를 올려놓거나, 포장을 기다리는 분들이 앉아있는 용도인 것 같다.
그래도, 손님들만 괜찮다면 굳이 식사하는걸 말리시지는 않는 것 같다.
나도 그냥 이 테이블에서 식사했다.
메뉴는 사진에 나와있는대로,
밖에는 붙어 있지만, 매장 안에 메뉴판은 따로 없는 것 같다.
내가 파악한 메뉴만
정리해보자면,
후라이드 치킨 13,000원
양념 치킨 13,000원
후라이드/양념 반반 13,000원
콜라 1,000원
사이다 1,000원
맥주 ?
가 주메뉴다.
소주도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그리고 통구이나 백숙, 닭도리탕도 판매하시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판매하시지 않을까?
근데, 바쁘시면 짬이 안나셔서 안될 수도?
아무튼!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후라이드로 주문!
주문하니, 먼저
사이드 디시를
깔아주신다.
깨소금은, 뭐
누구나 아는
그 깨소금.
치킨무는,
맛이 깔끔했다.
너무 시큼하지도 않았고,
너무 달지도 않았다.
딱 적절했다.
양념소스는 독특했다.
맵지 않았다. 그리고 달지도 않았다.
우리가 아는 달짝지근한 기성품 맛이 아닌,
각각의 재료 맛이 그대로 다 느껴지는 터프한 맛이었다.
이 양념소스는 직접 배합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맛본 바로는,
간장, 고춧가루 베이스에, 물엿으로 배합한?
중국집에 가면 탕수육이나 덴뿌라(고기튀김) 찍어먹는 고춧가루 푼 간장 소스에 물엿을 첨가한 맛이랄까?
맛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좀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후라이드 통닭이 탕수육, 덴뿌라랑 다를게 뭐가 있나 하고 다시 찍어 먹어보니,
또 그런대로 어울리는 맛이었다.
통닭은, 주문 후에 곧바로 냉장고에서 생닭을 꺼내 조리를 시작하셨다.
닭은 초벌되어있지 않은 생닭 상태였고,
생닭을 조각내신 다음, 튀김옷을 입힌 다음 조리를 하셨다.
작업대 사진은 없지만, 튀김옷을 입히는 작업대가 참 깨끗했다.
가장 특징적인 모습은, 바로 압력솥이었다.
요즘은 보통 뚜껑이 개방되어 있는 튀김기에 닭을 튀기는데,
제일통닭에서는 압력솥에서 닭을 튀겨냈다.
압력솥이 이 집만의 통닭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비법인 것 같았다!
소위, 부산 3대 통닭 중 하나로 꼽히는 장전동 '뉴숯불통닭'에서도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옛날 통닭이라고 불리는 통닭들이 이 방식으로 튀겨내는게 아닌가 싶다.
뭐, 같은 압력솥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른다 ^^;
물론 정확히 어떻게 조리되는지도 모른다 ^^;
그리고,
사이드 디시가 깔리고,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나온 통닭!
이전에 사진으로 보고 '실물은 이런 느낌이겠지?'하고 예상해봤던
1. 얇은 튀김옷
2. 아삭거릴 정도의 크리스피한 식감의 튀김옷
딱 그 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양이 상당히 많다.
얇은 튀김옷을 고려한다면,
프랜차이즈 기준으로
두 마리 정도의 양이 될 법하다.
^_______^
따끈할 때,
우선 윙봉부터
한입 먹어본다 ㅎㅎ
하...
바삭한 식감이 예술이다! ㅋㅋㅋ
제일통닭의 이 바삭한 식감은,
소위, 부산 3대 통닭 중 또 다른 하나라는,
부산 동래시장의 '희망통닭'의 통닭과 정반대의 식감이었다.
희망통닭은, 갓 나왔을 때에는 튀김옷이 어느정도 바삭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않아 튀김옷이 녹녹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제일통닭의 식감은 정반대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Crisp, Crisp, Crisp이다 ㅎ
갓 나왔을 때는 물론이고, 시간이 지나도 바삭한 식감은 그대로 유지된다.
먹으면서도 참 신기했다 ㅋㅋ
과자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바삭한 것과 같은 원리인건가?
아직까지도 그 이유가 궁금하다 ㅎㅎ
아무튼,
닭다리도
얼른 집어본다!
닭다리도 역시나다! ㅋㅋ
더 이상의 접사는 따끈한 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제는 먹는데 집중.
통닭을 먹으면서 느껴졌던 특징은,
짜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달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참 담백했다.
맛을 보니 닭을 사전에 염지를 하지 않으신게 느껴졌다.
생닭을 바로 꺼내 조리하셨지만,
확실히 그 생닭도 사전에 염지가 안된 닭이었던 것이다 ㅎ
그리고, 무엇보다도 튀김옷의 맛.
이 역시 참 담백했다.
여기서, 담백하다는 말은, 이런 저런 복합적인 맛이 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어떤 분들은, 카레맛이 많이 났다고 하시던데, 이후에 재료를 바꾸신건지는 몰라도,
내가 맛 본 이 통닭은, 양파분이 기본 베이스인 것 같았다.
배달점들의 기성품 치킨을 먹어보면, 사실 맛을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은 물론, 감칠맛에, 매운맛까지.
그리고, 각종 향이 섞여 있어서, 두드러지는 맛을 꼽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만큼 다양한 재료가 섞였다는 말이다.
그 말은 뒤집어보면, 어떤 재료가 들어갔을지 짐작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도 된다.
그래서, 제일통닭의 담백한 맛이 난 반가웠다.
간장치킨, 짬뽕치킨, 마라치킨 나아가 불닭볶음치킨 등등
이제는, 어떤 소스로, 어떻게 치킨이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린,
너무나도 다양한 치킨이 범람하는 지금 이 시점에,
오히려, 통닭이 통닭이기 위해 필요한 최소 조건만으로 만들어진 통닭을 맛봐서,
안심이 되었다.
맛을 보면서 피곤하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편하게 식사를 했다.
하지만, 그래도 치킨만 먹으면
목이 메는건 어쩔 수 없는가보다 ㅋㅋㅋㅋㅋ
콜라를 하나 시켰다.
콜라를 하나 시키니,
아주머니께서
그래도 잔에 따라 마시라며
'윈저' 잔을 내어주셨다 ㅎㅎ
콜라를 소화제 삼아,
완통에 도전했지만,
결국, 너무 많아
다 먹지는 못하고,
뻑뻑살만 남겨버렸다 ㅎㅎㅎ
남은거 포장해 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포장해 주셨다.
남은 닭 포장하는거라,
그냥 닭만 포장해주신줄
알았는데,
남긴 통닭 포장이었음에도,
소금까지 챙겨주셨다 ^^
통닭 재료부터 마지막에 챙겨주신 소금까지,
괜한 멋 부리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통닭집.
제일통닭은
바로 그런 통닭집이었다.
오늘도 맛있게 참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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