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부산 자갈치시장] 계림반점 - 짜장면이 맛있는 30년 전통의 중국집

by 모두의 주식 2020. 1. 12.

 

계림반점은 부산 자갈치시장에 초입에 위치한 중국집이다.

자갈치역 10번 출구에서 가깝다.

위치는 여기.

 

 

 

 

자갈치시장에 중국집이라. 처음에 봤을 땐, 생뚱맞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계림반점의 외관을 보니, 꽤 오랫동안 유지된 중국집처럼 보였다.

난 이 중국집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하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우선 혼자서 한번 '추론'해보는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 중국집이 자갈치시장에서 오랜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을까?

 

중국집은 보통 점심장사가 메인이다.

즉, 자갈치시장의 점심식사를 책임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자갈치시장에서 점심식사를 해야하는 분들은 누가 있을까?

대표적으로 관광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회'나 '꼼장어', '생선구이'를 찾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분들은, 자갈치시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다.

 

그렇다면, 자갈치시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점심식사를 어떻게 할까?

자리가 있는 분들은 보통 본인들의 자리에서 식사를 해결하신다. 회센타에서, 포장마차에서, 좌판에서, 저마다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신다.

하지만, 자갈치시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자리에서 일하는 분들 말고도 꽤나 많다.

물론, 일터에 식당이 마련된 곳도 있지만, 식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다. 

이 분들이 매일같이 '생선'을 메뉴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업으로 생선을 보는 것과, 식사로 생선을 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 아닌가. 설령 아무리 생선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도, 매일같이 점심식사 메뉴로 생선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그냥 가끔은 별식이 생각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분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

메뉴에 앞서, 일단 최대한 가까운데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조건 하나만으로도 선택지는 대폭 줄어든다. 자갈치시장에 있는 식당들은 대부분 횟집 위주이기 때문이다. 양곱창집도 많지만, 점심 메뉴라기 보다는 저녁 메뉴에 가깝다.

그렇게 자갈치시장에 남은 선택지는, 내가 알기로 의외로 몇 개 없다.

떠오르는 선택지는, 보리밥집 몇 개가 사실상 전부다.

관광객의 관점에서 자갈치시장에서, 생선 이외의 점심식사 가게는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일하는 분들의 관점으로 보면,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여기까지의 내 추론이 맞다면, 계림반점에 손님은 꾸준하게 있을 것이다.

손님이 꾸준하다는 말은, 재료 회전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재료 회전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은, 재료의 신선도가 보장된다는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해보니,

이 가게가 왠지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더이상 이 가게를 지나칠 수 없었다.

아니, 이 가게를 지나친다는 것은 숨겨진 맛집을 놓친다는 말.

 

 

가게로 들어가, 

'짜장면'을 주문했다.

간짜장도, 짬뽕도, 탕수육도 아닌, 기본 짜장면의 맛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아니, 기본 짜장면의 맛을 확인해봐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곧이어 받은 짜장면.

 

사진도 찍지 않고 바로 먹어보려 했지만, 그 억누르는 충동을 참고 짜장면을 비비고 난 후 한 컷.

 

아.

깔끔하다.

기본에 충실한 짜장면이다.

면 굵기도 적당했고, 짜장의 간도 적당했다.

무엇보다 짜장면이 Fresh 했다.

신선한 짜장면이라는 표현은 뭔가 낯설지만, 계림반점의 짜장면은 Fresh했다고 표현하는게 가장 적확할 것 같다.

짜장도, 면도, 점심에 맞춰 갓 만들었다는게 입 안으로 전해졌다.

 

간짜장 맛집, 짬뽕 맛집, 탕수육 맛집은 많지만,

기본 짜장면 맛집은 의외로 많이 없기도 하거니와, 부각되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주목받지 못한 메뉴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인상깊게 잘하는 집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난 그래서 좀 아쉬웠다.

간짜장도 좋지만, 가끔은 정말 맛있는 기본 짜장면을 먹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찾았다.

계림반점의 짜장면이 딱 그런 짜장면이었다.

 

비록, 기본 짜장면 1그릇이었지만, 나에게는 너무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계림반점의 짜장면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짜장면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계림반점은 30년 이상 이어져온 중국집이라고 한다.

어떻게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유지될 수 있는지 짜장면 한 그릇으로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자갈치시장에서 오래오래 사랑 받는 중국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