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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서울 남부터미널] 남부터미널 구내식당 - 5,500원 자율배식의 행복

by 모두의 주식 2020. 1. 10.

 

 

 

 

서울 도심에서 백반집을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보장되는 백반집들이 있다.

바로, 구내식당이다.

 

남부터미널도 구내식당이 있다.

매번 시간대가 맞지 않아 생각만 하고 있다가,

때가 맞아 방문하게 된 남부터미널 구내식당.

 

위치는,

남부터미널 2층에 위치하고 있다.

 

 

 

 

남부터미널 구내식당은, 자율배식 방식이다.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말 ^^

1인당 가격은 5,500원이다.

 

식사 시간을 조금 지나 느지막이 방문했는데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입구에 있는 식권발권기계에서 식권을 발권했고,

 

배식 방법은, 여느 급식소에서 배식하는 방식이랑 같다고 보면 된다.

식판을 들고 이동하면서, 밥과 반찬을 원하는 만큼 담는 방식이다.

 

드디어 내 마음껏 받았다.

 

 

서울 남부터미널 구내식당 5,500원

 

 

식사는 전형적인 급식 스타일이다.

하지만, 면면이 살펴보면, 구성이 꽤나 괜찮다.

 

일단 반찬 칸이 모자랄만큼 메뉴가 다양했다.

밥과 국을 제외하고 총 6가지 반찬이 나왔다.

 

우선 좌측 상단에 있는 반찬은, 고등어 시래기 조림이다. 

대량으로 조리해서 전문점에서 먹는만큼의 맛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구내식당에서 고등어 시래기 조림 정도면 별식이다.

특히 시래기의 맛이 좋았다. 시래기에 양념이 아주 잘 배어서, 밥에 시래기 한 점 올려먹는 맛이 별미였다.

 

우측 상단에 있는 잡채도 좋았다.

요리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하겠지만, 잡채가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

해보기 전에는, 별 것 없어보이는데, 막상 해보면, 재료 손질 해야지, 재료 일일이 따로 볶아야지, 면 삶아야지, 다 같이 넣고 버무려야지, 여간 손이 많이 가는게 아니다. 그래서 나는 어디에서든 잡채를 만나면 반갑다. 

이번에 나온 잡채는 부추가 들어가있었다. 먹어보니,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가끔 이렇게 색다른 조합을 만날 때면, 내가 갖고 있었던 여러 편견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곤 한다.

 

'샐러드'도 좋았다. 샐러드가 넓은 배식판에 가득 담겨 있었다. 반찬들이 모두 간이 되어 있는터라 심심한게 하나 있으면 싶었는데, 샐러드가 딱 그런 반찬이었다. 게다가 양배추가 위장에 좋다는건 익히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식사를 하면서 이리 저리 둘러보니, 꽤나 많은 분들이 샐러드를 즐기고 계셨다.

 

다른 반찬들도 나쁘지 않았다. 김치, 튀김두부볶음, 숙주나물까지. 여기에 어묵국까지. 돋보이지는 않지만, 막상 하나라도 없으면 구색이 맞지 않는 반찬들이었다. 작심하고 공략하지는 않더라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반찬이 이런 반찬들이다.

 

 

 

하지만, 내가 이 구내식당에서 좋았던 것은,

식사 분위기였다.

내가 방문한 시간대가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허름하고, 적당히 조용하고, 적당히 따뜻한 분위기였다.

식사하는 사람 수도 적당했다.

이런 저런 눈치를 보지 않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편하게 식사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외국에 나가면 나갈 수록, 결국 현지인들이 먹는 일상 식사,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을 찾아가는게 여행자들의 심리다.

그렇다면, 반대로 외국인들은 어떨까? 한국 방문이 익숙한 외국인들도 그럴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누가 내게 한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맛, 익숙한 식당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주저없이 백반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부터미널 구내식당은, 대한민국의 그런 일상의 식사를 제공하는 그런 일상의 식당이었다.

난 이런 식당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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